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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표는 남고 설명은 사라졌습니다 — 경리 자동화가 만드는 공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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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리 자동화 이후 장부 설명 책임 — 수원 다원세무회계

결론부터

경리 업무를 자동화하면 입력은 줄어듭니다. 그런데 왜 그렇게 처리했는지를 아는 사람도 함께 사라집니다. 자료는 전부 남아 있는데 거래 하나를 집어 들고 물으면 답할 사람이 없는 상태가 됩니다. 문제는 담당자가 떠난 뒤, 대출 심사에서, 소명 요구가 왔을 때 한꺼번에 드러납니다. 자동화가 대신하는 것은 기록이고, 사람이 해야 하는 것은 해석입니다. 해석을 문서로 남기지 않으면 회사에는 전표만 남습니다. (기준일 2026년 8월 13일)

아래 사례는 특정 업체의 사건을 그대로 옮긴 것이 아니라, 실무에서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유형을 재구성한 것입니다. 업종과 금액은 변형했습니다.

자동화된 회사의 장부는 처음에 깨끗해 보입니다

전자세금계산서가 빠짐없이 수집돼 있고 법인카드 내역도 매일 들어옵니다. 통장 거래는 회계프로그램과 연결돼 있고, 전표 입력일도 일정합니다. 월별 손익계산서가 꼬박꼬박 나옵니다.

그런데 거래 하나를 집어 들고 묻기 시작하면 장부가 멈춥니다. 이 1,870만 원은 무엇을 산 것인지, 부품을 교체한 것인지 새 설비를 설치한 것인지 물으면 돌아오는 답이 대개 같습니다.

"그건 전에 있던 경리 직원이 알 텐데요."

자료는 있습니다. 세금계산서도 송금내역도 전표도 있습니다. 다만 그 자료들이 왜 그런 계정과목으로 연결됐는지를 아는 사람이 없습니다.

사람이 나가서 생긴 공백

산업용 부품 제조업, 매출 42억 원, 직원 19명인 회사입니다. 경리 담당자는 창업 초기부터 7년을 근무했습니다. 대표는 그 직원을 두고 회사 돈 흐름은 대표보다 더 잘 아는 사람이라고 말했습니다.

실제로 그랬습니다. 같은 설비업체에서 세금계산서가 들어와도 어떤 것은 소모품비, 어떤 것은 수선비, 어떤 것은 기계장치로 나눠 처리했습니다. 문제는 그 구분 기준이 문서에 없었다는 것입니다.

담당자가 퇴사하며 남긴 인수인계서는 A4 두 장이었습니다. 첫 장에는 인증서 위치와 급여이체일, 둘째 장에는 신고일이 적혀 있었습니다. 거래처별 처리 기준은 없었습니다.

전표는 정상적으로 남아 있었지만 적요가 문제였습니다. '부품 구입', '공장 수리', '기계 관련', '전월 동일'. 전월 동일이라고 적힌 전표를 따라가면 그 전월 전표에도 전월 동일이라고 적혀 있었습니다. 몇 달을 거슬러 올라가도 최초의 판단 근거는 나오지 않았습니다.

드러난 것은 새 담당자의 첫 결산 때였습니다. 수선비가 전년 3,100만 원에서 9,700만 원으로 늘어 있었습니다. 대표는 특별히 기억나는 공사가 없다고 했고, 생산팀장은 "수리한 것도 있고 아예 새로 붙인 것도 있다"고 했습니다. 어느 것이 어느 것인지는 세금계산서 날짜로 구분되지 않았습니다.

결국 회계자료가 아니라 공장 자료를 뒤졌습니다. 설비 점검일지, 설치 전후 사진, 보험가입 자산목록, 전기공사 내역을 맞춰 봤습니다. 세금계산서에 '라인 보완'이라고 적힌 건이 사진에서는 기존 포장기에 부품을 바꾼 것이 아니라 별도의 자동이송장치가 새로 설치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해당 업체와의 거래 14건 중 6건은 수선비, 5건은 기계장치, 2건은 공구와 기구, 1건은 끝내 사실관계를 확인하지 못한 항목으로 정리됐습니다. 수선비로 처리됐던 약 6,800만 원이 자산으로 재분류됐고, 과거 감가상각비를 다시 계산해 법인세와 가산세 약 1,200만 원을 추가로 냈습니다.

대표가 처음 한 말이 기억에 남습니다. 세금계산서도 있고 돈도 정상적으로 지급했는데 왜 문제가 되느냐는 것이었습니다. 거래가 가짜라서 생긴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실제 거래를 어떤 성격으로 볼 것인지에 관한 판단이 회사에 남아 있지 않았기 때문이었습니다.

기계가 잘 돌아서 생긴 공백

반대 경우도 있습니다. 식품가공 제조업, 매출 83억 원, 직원 31명인 회사입니다.

이 회사는 자동화가 잘 되어 있었습니다. 전자세금계산서가 발행되면 회계프로그램이 자동으로 수집하고, 자주 거래하는 업체는 계정과목까지 지정돼 있었습니다. 포장재 업체는 포장비, 운송업체는 운반비, 기계업체는 소모품비로 자동분개됐습니다.

규칙을 처음 만들 당시 그 기계업체에서는 벨트, 베어링, 센서 같은 소모성 부품을 주로 샀습니다. 그래서 기본 계정을 소모품비로 설정했습니다. 합리적인 설정이었습니다.

그 뒤 거래관계가 커졌습니다. 업체는 냉장설비, 포장라인, 자동이송장치와 설치공사까지 맡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규칙은 그대로였습니다. 38만 원짜리 센서도 소모품비, 2,800만 원짜리 자동포장장치도 소모품비로 처리됐습니다.

자동분개 화면에는 오류가 뜨지 않았습니다. 차변과 대변이 맞았고 부가가치세도 정상적으로 계산됐습니다. 월말 마감 때 담당자는 미처리 전표와 차액이 나는 전표만 확인했습니다. 자동으로 정상 처리된 전표는 검토 대상에서 빠졌습니다.

드러난 계기는 세무가 아니라 금융이었습니다. 대출 연장 과정에서 은행 담당자가 공장을 방문한 뒤 물었습니다. 현장에는 최근 설치한 포장기계와 냉장설비가 여러 대 있는데 고정자산명세서에는 오래된 기계 몇 대만 남아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공장 안에는 설치일이 붙은 설비가 있는데 회계장부에는 자산번호가 없었습니다. 반대로 회계장부에는 오래전 폐기한 기계가 남아 있었습니다. 실물과 장부가 서로 다른 시간을 살고 있었습니다.

3년치 세금계산서 86건을 전부 꺼내 거래명세표·견적서·설치확인서와 맞추고 현장을 확인했습니다. 금액만으로는 나눌 수 없었습니다. 소액 부품 여러 개가 하나의 설비를 구성한 경우도 있었고, 1,900만 원짜리 거래가 오래된 냉동기를 원래 상태로 되돌린 보수공사인 경우도 있었습니다.

결과적으로 3년간 소모품비와 수선비로 처리된 금액 중 약 1억 4,300만 원이 유형자산으로 확인됐습니다. 비용으로 과다 반영된 금액이 약 1억 1,000만 원, 추가 납부한 법인세와 가산세가 약 1,800만 원이었습니다.

이 회사의 프로그램은 고장 난 적이 없습니다. 전자세금계산서는 빠짐없이 수집됐고 전표도 정확한 날짜에 생성됐으며 차변과 대변도 맞았습니다. 다만 잘못된 규칙을 한 번도 의심하지 않고 충실하게 실행했을 뿐입니다.

다원의 시각

사람이 한 번 틀리면 한 건이 잘못됩니다. 자동화가 틀리면 사람이 멈추기 전까지 같은 오류가 매달 쌓입니다. 두 회사의 사정은 정반대였습니다. 한 곳은 담당자가 떠나서, 다른 한 곳은 프로그램이 너무 잘 돌아서 같은 자리에 도착했습니다. 공통점은 하나입니다. 기록은 남았는데 해석이 남지 않았다는 것.

두 회사의 공통점

한 곳은 사람이 나가서, 다른 곳은 기계가 정확해서 문제가 생겼습니다. 정반대로 보이지만 결과는 같았습니다. 거래는 전부 장부에 있는데 그 거래를 왜 그렇게 처리했는지가 어디에도 없었습니다.

구분제조업 42억식품가공 83억
원인담당자 퇴사, 판단 기준 미문서화자동분개 규칙이 거래 변화를 못 따라감
드러난 계기새 담당자의 첫 결산대출 연장 심사
재분류 금액약 6,800만 원약 1억 4,300만 원
추가 부담약 1,200만 원약 1,800만 원

두 경우 모두 세금보다 큰 비용은 복원에 들어간 시간이었습니다. 몇 년 전 거래의 실체를 다시 찾으려면 공장 사진과 견적서를 뒤지고 담당자 면담을 하고 거래처에 옛 자료를 요청해야 합니다. 그해에 한 줄 남겨 두면 끝날 일이었습니다.

무엇을 남겨야 하나

계정과목 표만으로는 부족합니다. 판단의 과정이 남아야 합니다. 두 회사에 공통으로 만든 것이 특이거래 검토표였습니다.

남길 항목이유
기존 자산 수리인지 신규 취득인지비용과 자산을 가르는 첫 기준입니다
기능이나 생산능력이 추가됐는지원상복구와 성능 향상은 처리가 다릅니다
독립적으로 사용 가능한 자산인지부품인지 별도 설비인지 판정합니다
설치일과 실제 사용개시일감가상각 시작 시점이 달라집니다
근거 자료가 어디에 있는지견적서·사진 위치를 적어 두면 복원이 됩니다

자동분개를 쓰신다면 규칙에도 손을 대야 합니다. 금액이 일정 수준을 넘거나 품목란에 설치, 제작, 장치, 라인 같은 문구가 들어가면 자동 확정에서 빼고 검토 대기로 넘기는 방식입니다. 한 장의 세금계산서에 소모품과 설치공사가 섞여 있으면 전표를 나눕니다.

무엇보다 자동분개 완료와 회계 판단 완료를 같은 말로 쓰지 않는 것이 출발입니다.

이 글은 시리즈 두 번째입니다. 첫 편 국세청도 AI로 봅니다 — 이제 장부는 설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에서 왜 설명 가능한 장부가 필요해졌는지를 다뤘습니다. 위임 범위와 비용을 어떻게 정할지는 기업 백오피스 위임 의사결정 가이드에서 따로 정리했습니다.

기준일 2026년 8월 13일
사례 성격 특정 업체의 사건이 아니라 실무에서 반복되는 유형을 재구성한 것으로, 업종과 금액은 변형했습니다
주의 수선비와 자본적 지출의 구분은 거래의 실질에 따라 달라지며, 같은 품목이라도 사실관계에 따라 결론이 다를 수 있습니다. 개별 판단은 자료를 확인한 뒤 이뤄져야 합니다.

담당자가 바뀌었거나 자동분개를 오래 쓰고 계시다면

거래처별 처리 기준이 문서로 남아 있는지, 자동분개 규칙이 지금 거래와 맞는지 점검해 드립니다. 수선비와 자산 계정의 최근 3년 추이부터 확인합니다.

전화 031-992-1100  ·  카카오톡 다원세무회계 상담하기

자주 묻는 질문

경리 담당자가 퇴사할 때 무엇을 받아 두어야 하나요?

인증서 위치와 신고 일정만 받아서는 부족합니다. 실제로 필요한 것은 판단 기준입니다. 같은 거래처에서 온 세금계산서를 어떤 때 소모품비로, 어떤 때 자산으로 처리했는지, 그 구분의 근거가 무엇이었는지를 문서로 남겨야 합니다. 거래처별 처리 기준표와 월말 결산 순서, 예외 처리한 거래의 목록과 사유가 최소한입니다. 이 자료가 없으면 전표는 남아도 장부를 설명할 수 없습니다.

자동분개를 쓰고 있는데도 점검이 필요한가요?

필요합니다. 자동분개는 처음 정한 규칙을 충실히 반복할 뿐 그 규칙이 지금도 맞는지 스스로 묻지 않습니다. 거래처와의 거래 성격이 바뀌었는데 규칙이 그대로면 같은 오류가 매달 쌓입니다. 사람이 틀리면 한 건이지만 자동화가 틀리면 중단시킬 때까지 계속됩니다. 거래 규모나 품목이 달라진 거래처는 규칙을 다시 볼 필요가 있고, 금액이 크거나 설치·제작 같은 문구가 들어간 건은 자동 확정에서 빼 두는 편이 안전합니다.

수선비로 처리한 것이 나중에 자산으로 바뀌면 무엇이 문제인가요?

비용으로 한 번에 반영한 금액을 여러 해에 나누어 상각해야 하므로 과거 사업연도의 소득금액이 달라집니다. 그만큼 법인세를 다시 계산해 추가 납부하고 가산세도 따라옵니다. 거래가 가짜여서 생기는 문제가 아니라, 실제 거래를 어떤 성격으로 볼 것인지에 관한 판단이 남아 있지 않아 생기는 문제입니다. 그래서 판단의 근거를 그때그때 남겨 두는 것이 사후에 복원하는 것보다 훨씬 저렴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