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주 '의무 소각' 상법 개정, 비상장 오너가 점검할 세무 체크리스트
이 글의 핵심
- 2026년 3월 6일 시행된 개정 상법으로, 회사가 취득한 자기주식은 취득 후 1년 이내 소각이 원칙이 됐습니다. 이 원칙은 상장사뿐 아니라 비상장 중소법인에도 적용됩니다.
- 계속 보유하려면 이사회의 보유·처분계획과 주주총회 승인이 필요하고, 시행 전 보유분은 최대 1년 6개월의 유예가 있습니다.
- 진짜 쟁점은 상법이 아니라 세금입니다. 소각·감자 대가 중 취득가액 초과분은 의제배당으로 과세될 수 있어, 서두른 소각은 오너에게 예상 못 한 세부담을 남깁니다.
- 우리의 관점: 이 개정은 규제가 아니라, 미뤄 둔 지분·승계 설계를 '지금' 정리하라는 신호로 읽는 편이 유리합니다.
자기주식은 오랫동안 비상장 오너에게 조용한 도구였습니다. 회사가 대표의 주식을 사들여 오너 일가의 지분을 정리하고, 가업승계를 앞두고 지분 구조를 다듬고, 때로는 가지급금을 정리하는 통로로 쓰였습니다. 사두기만 하면 특별히 처분을 서두를 이유도 없었습니다.
2026년 상법 개정은 그 '조용함'을 끝냈습니다. 이제 자기주식에는 소각 시계가 붙었습니다. 그리고 시계가 돌기 시작하는 순간, 상법 절차보다 먼저 움직이는 것은 세금입니다.
취득 후 1년, 이제는 '소각이 원칙'입니다
2026년 2월 25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상법 개정안은 3월 6일 공포와 동시에 시행됐습니다. 핵심은 간단합니다. 회사가 취득한 자기주식은 취득일로부터 1년 이내에 소각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는 것입니다(개정 상법 제341조의4·제343조).
계속 보유하려면 예외 절차를 밟아야 합니다. 이사 전원이 참여한 '자기주식 보유·처분계획'을 만들어 주주총회 승인을 받아야 하고, 임직원 보상이나 우리사주, 합병 등 법이 정한 목적에 해당해야 합니다. 요건을 갖추지 못하면, 그냥 두는 것 자체가 원칙 위반이 됩니다.
상장사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실무에서 가장 많이 듣는 오해가 "그건 상장사 얘기 아니냐"입니다. 아닙니다. 소각 의무를 정한 조문은 '회사'를 대상으로 하므로, 상장·비상장을 가리지 않고 비상장 중소법인에도 그대로 적용됩니다.
다만 위반 시 과태료(이사 등 5천만 원 이하) 규정은 상장회사를 중심으로 설계돼 있습니다. 그래서 비상장법인에게 이 개정은 '과태료가 무섭다'가 아니라, 절차를 지키지 않았을 때 지분 구조와 세무 처리가 함께 흔들린다는 점에서 실질적인 부담입니다. 벌금보다 지배구조와 세금이 걸린 문제라는 뜻입니다.
오너에게 자기주식이 '조용한 도구'였던 이유
왜 이 개정이 오너에게 특별히 민감할까요. 비상장법인에서 자기주식은 단순한 주식이 아니라 지분 설계의 지렛대였기 때문입니다. 대표가 보유 주식 일부를 회사에 넘겨 유동성을 확보하고, 상속·증여를 앞두고 지분율을 조정하고, 승계 재원을 마련하는 데 쓰였습니다.
문제는 이 도구를 쓰는 순간 '의제배당'이라는 세금이 따라온다는 점입니다. 회사가 주주에게서 주식을 사서 소각하거나 유상감자를 하면, 주주가 받은 대가 중 그 주식의 취득가액을 넘는 부분은 배당을 받은 것으로 간주됩니다(소득세법 제17조).
숫자로 보면
대표가 취득가액 1억 원인 자기 지분을 회사에 5억 원에 넘겨 이익소각한다면, 차액 4억 원이 의제배당으로 잡힙니다. 이 4억 원은 다른 금융소득과 합산돼 종합과세(2천만 원 초과분 누진) 대상이 되므로, "회사에서 받은 돈"이 곧바로 상당한 소득세로 돌아옵니다. 실제 세액은 개인의 다른 소득에 따라 달라지지만, '얼마를 받느냐'만큼 '어떤 순서로, 어떤 방식으로 받느냐'가 세금을 좌우한다는 점은 분명합니다.
소각·감자에서 세금이 갈립니다
상법 절차가 정리돼도 세금은 별개로 남습니다. 같은 '소각'이라도 방식과 대상에 따라 쟁점이 크게 달라집니다.
| 구분 | 핵심 세무 쟁점 | 개별 확인 필요 |
|---|---|---|
| 이익소각 (배당가능이익) | 소각 대가 받는 주주: 취득가액 초과분 의제배당 | 잔여주주 지분 증가 자체는 원칙적 비과세 |
| 유상감자 (자본 감소) | 감자대가 − 취득가액 = 의제배당 | 감자 비율·대가 산정 근거 |
| 특수관계인 거래 (오너 등) | 고가취득·저가소각 시 부당행위계산부인(법인세법 §52) | 시가 평가·거래 조건 |
| 불균등 소각 (일부 주주) | 이익 본 주주에 증여의제(상증세법 §39의2) | 지분·시가 차이, 특수관계 여부 |
서두른 소각이 부르는, 예상 못 한 세금
소각 시계가 부담스러운 오너일수록 "일단 빨리 소각하자"는 유혹을 받습니다. 그런데 급하게 처리한 소각이 가장 자주 세금 문제로 돌아옵니다.
대가를 시가보다 높거나 낮게 잡으면, 상법상 절차는 흠이 없어도 세법은 특수관계인 사이의 비정상 거래로 봅니다. 회사 쪽에서는 부당행위계산부인으로 손금이 부인되고, 이익을 본 주주에게는 증여로 과세될 수 있습니다. 비상장주식의 시가 평가가 곁들여지면 쟁점은 더 복잡해집니다. 결국 '소각을 했다'는 사실보다 '어떤 가격에, 누구를 대상으로, 어떤 순서로 했는가'가 세부담을 결정합니다.
여기에 더해, 소각이 의무화된 상황에서 부득이하게 소각하는 경우의 의제배당 과세 여부처럼 아직 해석이 정리되지 않은 쟁점도 있습니다. 이런 부분은 단정하기보다 회사별 사실관계로 확인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관점을 바꾸면, 소각 시계는 '승계 설계의 알람'입니다
같은 개정을 위기로만 보면 서두르게 되고, 서두르면 세금이 커집니다. 그런데 관점을 바꾸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이번 개정은 그동안 "언젠가 정리하지"라며 미뤄 둔 오너 지분과 승계 설계를, 더 이상 미룰 수 없게 만든 알람에 가깝습니다.
유예기간이 남아 있는 지금이, 소각·감자·증여·승계를 한 번에 몰아치는 대신 몇 해에 걸쳐 배열해 볼 수 있는 마지막 여유 구간입니다. 배당가능이익의 시점, 승계 예정 시기, 다른 주주와의 지분 균형을 함께 놓고 보면, 같은 결과라도 세부담의 크기와 시점을 조절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 오너가 던져야 할 질문은 "언제 소각하지?"가 아니라 다음 세 가지입니다.
- 우리 회사가 보유한 자기주식은 언제, 왜, 얼마에 취득했는가 — 취득 경위와 취득가액이 의제배당의 출발점입니다.
- 이 지분은 승계·감자·소각 중 어느 그림의 일부인가 — 목적이 없으면 소각은 그냥 세금 이벤트가 됩니다.
- 남은 유예기간 안에 어떤 순서로 배열해야 세부담이 가장 낮은가 — 한 해에 몰면 세율이 뛰고, 나누면 달라집니다.
⚠️ 실무상 주의할 점
소각을 서두르다 특수관계인 사이에서 고가·저가 또는 불균등 거래가 발생하면, 상법 문제는 없어도 부당행위계산부인이나 증여로 세금이 따라올 수 있습니다. 시행일·유예기간 등 경과규정의 구체적 적용은 회사 상황에 따라 달라지므로, 절차를 진행하기 전에 상법 판단은 법률 전문가와, 세무 판단은 사전에 함께 확인하시는 것이 안전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비상장 중소법인도 자기주식을 반드시 소각해야 하나요?
개정 상법은 회사가 취득한 자기주식을 취득일로부터 1년 이내에 소각하는 것을 원칙으로 정하고 있고, 이 원칙은 상장·비상장을 구분하지 않습니다. 다만 위반 시 과태료 규정은 상장회사를 중심으로 두고 있어, 비상장법인은 제재보다 지배구조와 세무 관점에서 관리할 사안에 가깝습니다. 예외적으로 계속 보유하려면 이사회가 보유·처분계획을 세워 주주총회 승인을 받아야 하므로, 회사별 상황을 개별적으로 확인하시는 편이 안전합니다.
자기주식을 소각하면 세금이 나오나요?
회사 자체에 곧바로 법인세가 붙는 것은 아니지만, 소각·감자 대가를 받는 주주에게는 취득가액을 초과하는 금액이 의제배당(소득세법 제17조)으로 과세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이익소각으로 소각하지 않은 잔여주주의 지분율이 올라가는 것 자체는 원칙적으로 과세 대상이 아닙니다. 다만 특수관계인 사이의 고가·저가 거래나 불균등 소각은 부당행위계산부인이나 증여 문제로 이어질 수 있어, 대가 산정과 절차를 사전에 검토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시행 전부터 가지고 있던 자기주식은 어떻게 되나요?
개정 상법 부칙은 시행 전부터 보유하던 직접취득 자기주식에 대해 유예기간을 두고 있습니다. 시행일인 2026년 3월 6일로부터 6개월이 지난 뒤 다시 1년, 즉 최대 1년 6개월 안에 소각하거나 보유·처분계획을 세워 주주총회 승인을 받도록 하고 있습니다. 시점을 놓치면 예외 인정을 받기 어려워지므로, 보유 목적과 규모를 정리해 남은 기간 안에 방향을 정해두시는 편이 좋습니다.
다원의 시각
우리는 이번 개정을 '규제'가 아니라 '오너 지분 설계를 더 미룰 수 없게 된 계기'로 봅니다. 자기주식을 급히 소각해 4억 원의 의제배당을 한 해에 떠안는 것과, 승계·감자·소각을 유예기간 안에서 3~5년 로드맵으로 배열하는 것은 결과가 같아 보여도 남는 세금이 전혀 다릅니다.
그래서 우리는 '언제 소각할까'라는 하나의 답을 팔지 않습니다. 회사의 지분 구조, 승계 예정 시점, 배당가능이익의 흐름을 한 테이블에 올려놓고, 상법 절차는 협력 법률 전문가와 함께, 의제배당·부당행위·증여 리스크는 세무의 언어로 함께 설계합니다. 오너마다 정답이 다르기 때문입니다.